도급 구조가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면, 정작 실제로 일한 근로자에게 임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위험이 있습니다. 도급금액은 정상적으로 지급되었는데도, 중간에서 하수급인의 자금 사정 때문에 임금이 밀리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를 구조적으로 막기 위해 근로기준법에 제44조의4(도급 사업에서 임금비용의 구분지급)가 신설되었고,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도입배경
도급계약을 입찰할 당시 산출한 인건비와 실제 지급되는 임금 사이에 괴리가 생기면서, 그 차액만큼 중간에서 착취가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입찰 단계에서는 적정 인건비를 반영해 도급금액이 산정되었더라도, 실제 계약 이행 과정에서 그 인건비가 고스란히 근로자에게 전달된다는 보장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에 도급금액 중 수급인이 자신의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에 해당하는 비용을 구분하여 매월 지급하도록 의무화한 것이 이번 제44조의4의 핵심입니다.
또한, 임금비용 구분지급 제도 자체는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제7조의3에 이미 유사한 제도가 있었고, 국가·지방자치단체, 공기업·준정부기관·지방공사·공단이 발주하는 도급금액 3천만원 이상의 건설공사(공공부문 건설공사)에 한정되어 적용되어 왔습니다.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은 이 제도의 적용 범위를 건설업을 넘어 다른 업종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 취지입니다.
(참고: 법제처)
👉 기존의 근로기준법 제44조(도급사업 연대책임)와 제44조의2(건설업 연대책임)는 임금이 체불된 이후에 원청에게 책임을 지우는 사후적 구제 수단인 반면, 제44조의4는 애초에 임금비용이 다른 용도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매월 구분·확인하는 사전적 장치라는 점에서 성격이 차이가 있습니다.
핵심 내용
01 적용 대상 도급인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도급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금액 규모·기간에 해당하는 사업을 도급하는 경우 적용됩니다(근로기준법 제44조의4 제1항).
- 국가
- 지방자치단체
- 공공기관(「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 지방공사(「지방공기업법」 제49조) 및 지방공단(같은 법 제76조)
-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제2조)
- 그 밖에 위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 도급인
👉 마지막 호에 따라 결국 민간 도급인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업종, 금액 규모, 적용 기간은 하위법령에서 정해질 예정이라, 시행령 제정 동향을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02 적용 대상 도급인 임금비용 구분지급 의무 적용 대상
도급인은 도급금액 중 수급인이 자신의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에 해당하는 비용(임금비용)을 사업비용과 구분하여 매월 지급해야 합니다(제1항). 도급이 한 차례 이상 이루어진 경우에는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인을 각각 도급인과 수급인으로 보아 그대로 적용됩니다(제2항).
03 지정 금융기관 예치 시 지급 간주
도급인이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정하는 금융기관에 임금비용을 예치하면, 수급인에게 지급한 것으로 봅니다(제3항).
04 적용 대상 도급인 임금비용 구분지급 의무 적용 대상
도급인은 수급인이 전월에 자신의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최초 지급월의 전월은 제외). 이를 위해 수급인은 전월 임금 지급내역 등 고용노동부령(시행규칙)으로 정하는 자료를 도급인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제출해야 합니다(제4항).
05 미지급 사실 발견 시 통보 의무
도급인이 확인 결과 수급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면, 그 사실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통보해야 합니다(제5항).
06 목적 외 사용 금지
수급인은 지급받은 임금비용을 근로자 임금 지급 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제6항).
07 세부 절차는 시행규칙(고용노동부령)에 위임
임금비용의 구분지급, 임금 지급 여부 확인, 고용노동부장관에 대한 통보 방법·절차 등 세부 사항은 고용노동부령, 즉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되어 있습니다(제7항). 앞서 (01)에서 본 적용 대상 업종·금액 규모·기간이 대통령령(시행령)에 위임된 것과는 별개로, 실제 구분지급·확인·통보 절차의 디테일은 시행규칙 제정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과태료 수준
개정 근로기준법은 수급인이 지급받은 임금비용을 근로자 임금 지급 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경우(근로기준법 제44조의4제6항 위반)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116조제1항제2호).
실무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
✅도급인 — 사전 점검이 필요합니다 적용 대상 요건을 정하는 시행령, 세부 절차를 정하는 시행규칙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적용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도급인이라면 도급계약 체결 시점부터 임금비용 구분·지급 체계를 검토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매월 수급인의 임금 지급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시 고용노동부에 통보해야 하는 절차가 신설되므로, 계약서상 자료 제출 조항 정비, 내부 확인 프로세스 마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수급인 — 자료 제출 부담이 늘어납니다 수급인 입장에서는 전월 임금 지급내역 등을 도급인에게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새로 생깁니다. 임금대장·임금명세서를 정확히 작성·관리하고 있어야 이 절차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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